관찰하기

아동기 아이들은 호기심이 왕성하여 질문 또한 많다. 이때 질문에 대해 모든 것을 답해줄 수 없고 매번 답을 찾아주기도 어려우며 질문에 대해 바로 답을 찾아 알려줘서도 안된다.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부모와 교사가 가이드 해야 하는데, 이것은 자기 주도 학습의 시작이며, 그런 동기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관찰이 그 시작이다.

관찰하기는 집중력과 사고력을 길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경험이다. 우리반 미술 시간에 풀 숲 사진을 관찰하여 그리기를 하였다. 그리고 그 안에 있을 법한 곤충을 각자 그려 팝업 그림을 완성하였다. 아이들은 사진 속 식물을 관찰하며 자신이 인지한 자연의 색으로 표현하였는데, 시각을 통해 그림을 그리고 나니 다음 수업에는 오감을 통하여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갖게 해주고 싶었다.

예전에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갔을 때 6살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 10명 가량이 각자 스케치북을 들고 렘브란트 등거장들의 그림들을 관찰하고 각자 정한 그림 앞에 앉아 연필로 스케치 하는 모습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중고등학생도 아니고 우리나라로 보면 어린이집에서 단체로 나온 아이들이 자신이 마음에 드는 작품 앞에서 한참을 앉아 관찰하는 모습은 내게 문화 충격이었다. 우리나라 미술관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었기에 어릴 적부터 이런 경험을 통해 생각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교육이 부러웠었다.

그래서 이번 미술 활동에 연계해서 우리 학교 안의 자연을 탐색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그려보고, 냄새를 맡아보고, 소리도 들어보고, 만져보며, 온전히 느끼는 시간.

마음 같아선 개인용 이젤을 주고 싶지만, 1인용 휴대용 방석을 선물해주기로 했다. 각자 방석을 들고 나가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원하는 나무나 풀, 꽃을 돋보기로도 관찰하고 그려볼 생각을 하니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기대하며 나도 모르게 설렌다.

우리 아이들의 작품이 사진을 관찰하고 그린 것과 실제 자연을 보고 그린 것이 어떤 차이가 있을지도 궁금하다. 어떤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게 될지도 기대된다. 관찰력과 창의력, 어휘력이 폭발적으로 느는 이 중요한 시기에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통해 생각의 폭을 넓히고, 세상에 호기심을 가지고 배움의 과정을 사랑하는 아이들로 자라기를 바래본다.

오늘 급식 먹으러 가면서 줄 선 아이들을 보니 3월보다 부쩍 성장한게 느껴져 절로 미소가 나왔다. 몸도 마음도 쑥쑥 자라고 있는 아이들과 신나고 알차게 보낸 하루에 감사하다. 하교 할 때 교실문을 나서며 ‘내일 봐요.’ 하며 큰 소리로 다시 인사하는 아이들이 사랑스럽다. 내일도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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