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승의 날은 부처님의 날과 겹쳐 공휴일이라 학교에 가지 않는다. 동료 교사들이 말하길 매년 부처님의 날과 겹쳤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마음이 편한 날은 아니다. 쉬는 날이기도 하고 해서 스승의 날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는데 뜻밖에 편지들과 직접 만든 카네이션으로 아침부터 예쁜 말로 마음을 표현하는 아이들 덕에 행복했다.
아이들의 편지 내용에서 주로 나온 이야기는 내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준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싶은 내 마음을 알아주어 고맙다는 생각도 들고, 그런 것을 표현할 만큼 많이 성장한 것 같아서 뿌듯했다. 모두 나에게 소중한 아이들이고 감동을 준 편지들이지만, 한 아이의 편지를 올려본다.
아침에 해맑게 웃으며 등교한 한 아이는 갑자기 당황한 표정으로 오다가 편지를 떨어뜨렸다며 급하게 다시 나갔다. 보통은 포기하고 다시 들어올텐데 한참을 들어오지 않아 걱정하고 있었는데, 마침 고학년 아이들이 우리 교실로 와서는 버스 내리는데 떨어져 있었다며 접혀있는 흰 종이 한장을 주었다. 편지 내용과 그림을 보고 나혼자 웃음이 터졌다. 순수한 마음이 담긴 아이들의 편지는 사랑스럽고, 귀하다.
아침에 분주한 교실에서 루틴 활동을 준비하느라 고마운 마음을 마음껏 표현해주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하교 전 알림장에 고마워, 행복해, 사랑해! 라고 써주고, 부모님들의 마음도 느껴져 감사합니다! 라고 적고 말해주니 우리반은 아이들의 미소로 꽉 채워졌다.
오늘도 우리 교실은 행복이 수없이 핀다.
오늘도 아이들로 인해 내 마음도 리부팅된다.

스승의 날, 우리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교사인가,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가. 다시 생각해본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무엇을 기억해내야 하는지 보다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어떻게 기억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교사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