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공개수업은 학교 구성원의 의사 결정에 의해 1학기 혹은 2학기에 1회 진행한다.
올해 학부모 공개수업은 부모 참여 수업을 하기로 했다. 대체로 다학급인 학교에서는 대부분의 공개수업 방식이 학년별로 조율 후 진행하는 방식이라 해보지 못했었던 수업이었다. 부모와 함께 하는 수업은 아이들과 부모에게 뜻깊은 추억이 될거라 생각한다.
그렇게 준비하면서 생각보다 여러 면에서 신경 써야 하는 것들이 많았다. 부모님의 참여 여부를 확인하는 일, 그에 따라 교실 자리를 배치 하는 일, 의자를 체육관에서 옮겨야 하는 일 등을 미리 알아보고 준비해야 했다. 수업 주제는 가정에서 약속을 정하고 지키며 서로 대화할 시간을 늘리기를 바라는 마음에 ‘가정 헌법 만들기’를 준비했다. 우리 반 아이들과 한달 동안 교실 헌법을 만들어 봤기에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라면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한 명은 체험학습으로 오지 않아서 따로 수업 활동 자료를 빼놓고, 부모님들이 참고할 샘플 자료와 아이들이 참고로 사용할 자료 등을 구분해서 준비 했다.
하지만 바로 전날부터 나는 몸살에 걸렸다. 교실 청소를 하는 과정에서 요가 매트 활동 경계선을 만들기 위해 바닥에 길게 붙여 놓은 스티커를 제거했는데 너무 지저분해졌다. 그때부터 각종 제거제와 세제, 수세미, 매직 블럭 등 온갖 방법을 다 사용하여 끈적끈적하고 냄새나는 바닥을 깨끗이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공개수업날도 해결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약품 냄새와 페브리즈 냄새가 섞인 교실이었지만 부모님들이 참고, 수업에 집중해 주셔서 미안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였다. 아침까지도 냄새를 제거하는데 온 신경을 써서 수업은 정말 정신없이 진행되었다. 중요해서 따로 인쇄해서 빼놓은 헌법 용지 몇 장이 눈에 보이지 않았고, 수업 자료를 집에서 만들었어서 당황하며 다시 찾아 인쇄해야 했다. 수업이 끝나고 나서야 책상 위에 그것도 파일에 정리되어 그대로 놓여있는 걸 발견했다. 부모님들은 아이들과 활동하느라 잘 모르셨겠지만 용지를 찾고 인쇄하느라 그 시간 동안 우리 아이들과 부모님의 활동을 관찰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큰 아이 수업으로 왔다 갔다 하신 부모님들도 계시고, 우는 아이 차분하게 달래주는 부모님도 계시고, 갑자기 등장한 아이도 있었지만 모두 잘 마무리가 되었고, 가정 헌법은 아크릴 케이스에 끼워 완성되었다. 그렇게 무사히 모든 아이들이 부모님과 하려 했던 가정 헌법을 같이 만들 수 있어 참 감사했다.
가정 헌법 만들기가 끝나고, ‘커다란 포옹’이라는 그림책을 읽고 가족을 도형으로 표현한 작품을 나눠주었다. 이것은 이전 차시에 가족과 연계하여 활동한 것으로 저마다 가족의 이야기를 알 수 있었다. 가정에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내 아이가 우리 가족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마지막에는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와 아이들의 사진들을 동영상으로 편집하여 보여주었다. 그 동영상의 배경 음악은 내가 직접 불러 녹음한 노래인데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신 듯 했다.
그렇게 수업이 끝나고 부모님이 가신 후 소감을 발표했고, 영상의 배경 음악이 선생님이 부른 노래라는 것을 믿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직접 노래를 불러 주었다. 아이들이 감동 받았다며 행복해 해서 나도 참 뿌듯했다.
부모님들이 써주신 학부모 공개수업 참관록 내용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줘서 감사하다, 자녀와 더 가까워진 시간이어서 좋았다, 편안하고 즐거웠다, 아이들과 교사 간에 믿음과 신뢰가 보인다,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 성장한 모습이 자랑스럽다, 교사의 철학과 진심이 느껴진다, 부모로서 더 열심히 잘하겠다, 우리 반의 학습률이 높을 것 같다,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런 수업이 또 있었으면 좋겠다, 눈물이 났다’ 등 감사하다는 말씀이었다.
교실에서 이런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대단하다고 말씀하신 분도 계셨는데, 모두 긍정적인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고, 또 몇몇 부모님들께서 원활한 진행을 위해 도움을 주셨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그리고 참여 수업을 응원해주신 관리자분들과 선생님들, 의자를 함께 옮겨주신 행정실장님과 주무관님들, 멋진 학부모님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던 수업이었다. 도와주신 분들과 참여해주신 모든 부모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아이들이 이 수업을 하고 난 후 부모님들이 달라지셨다는 말을 종종 한다. 가정의 화목한 분위기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만 보여주어도 아이들은 거기서 또 배우고 성장한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기에 보지 않고 듣지 않는 것 같아도 아이들은 부모님의 모든 말과 행동과 삶을 대하는 자세를 그대로 닮는다.
함께 만든 가정 헌법으로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마음을 알아가며, 따뜻한 가족의 사랑을 키워가기를 바래본다.
참, 교실 바닥 문제는 그로부터 1주일 넘게 매일 조금씩 지워갔으나 결국 행정실장님이 도와주셔서 업체가 와서 심각한 부분은 해결해주었다. 이젠 스티커만 봐도 몸이 아픈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