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한글 교육과 독서록

1학년은 3월 적응 활동이 끝나면 4월부터 국어 교과서를 이용해 한글 모음과 자음 교육을 한다. 한글을 미리 떼고 온 아이들은 쉽다고 생각하기에 한글 교육 시 아이들 개개인의 수준을 고려한 맞춤 학습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너무 빨리 한글 개별 교육을 시작하면 한글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자신감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한글 수준으로 친구를 평가하지 않도록 3월 한달은 인성 교육 중심으로 학급 분위기를 안정화시켜야 한다. 아이들은 저마다 잘하는 것이 다르기에 각자의 다름을 존중하고 서로 도우며 함께 성장해야함을 지도해야 한다.

학급에서는 생활 속에서 한글을 접하게 하기 위해 매일 아침 3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

첫째는 아침에 등교하면 자신의 감정에 맞는 그림과 글자가 있는 자석판에 자신의 이름 자석을 붙이는 것이다. 이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고, 감정과 관련한 글자들을 자연스럽게 익힌다. 그리고 매일 돌아가며 그날의 리더가 되어 감정 발표를 진행한다. 친구의 감정을 듣고 공감해주며, ‘그렇구나’라며 추임새도 넣어준다. 그리고 친구들의 감정의 이유도 들으면서 친하지 않은 친구의 이름도 익히며 서로를 더 잘 알게 되어 급우간의 친밀도가 높아진다.

둘째는 자신이 아는 한글 낱말을 칠판에 적고 함께 읽으며 익히는 활동이다. 예를 들어 ‘바나나’라는 글자를 적고 자음과 모음을 따로 떼어 함께 읽는다. 처음에는 교사가 읽으며 따라하게 하고, 그 다음에는 발표하는 친구를 따라 말하게 한다. 그러면 발표하는 아이는 자신이 쓴 한글을 친구들과 함께 읽는 활동을 통해 한글에 대한 자신감과 관심도가 높아진다. 앞에 나온 아이가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활동을 통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3월 한달간은 스스로의 의견을 최대한 표현할 수 있는 편안한 학급 분위기를 만들고 의견을 공유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셋째는 급식 발표이다. 우리반에는 이달의 급식 메뉴를 게시하고 매일 돌아가며 급식 메뉴를 읽는다. 아이들이 모두 한글을 읽을 수 있을 때까지 집에서도 연습할 수 있도록 컬러로 인쇄해서 가정으로 보낼 계획이다. 이것도 번호순으로 돌아가며 나와 발표하는데, 이 때는 교사가 읽는 것을 조금씩 도와주고, 스스로 읽을 수 있을 글자는 읽을 때까지 조금은 기다려주기도 하며, 결국 아이가 어려운 급식 메뉴들을 읽어내는 작은 성공 경험을 하게 하는데 의미가 있다. 급식 메뉴 중에 잘 모르는 것은 이미지로 보여주며 영양 성분에 대해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면 점심 시간에 대한 기대로 음식을 더 골고루 잘 먹게 되는 효과가 있다.

위의 활동 외에도 한글 교육은 가정에서도 이루어져야 하기에 3월 초부터 매일 과제로 집에서 10분 이상 소리내어 책읽기를 하도록 했다. 이것은 1학년 내내 매일 과제로 내줄 계획이다. 소리내어 책읽기는 듣기, 읽기, 말하기를 동시에 하여 저학년 아이들의 뇌발달과 학습력 향상에 좋은 영향을 준다. 읽기가 어려운 친구, 스스로 읽기가 되는 친구들 모두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는 것이 아이와 하는 가장 즐거운 놀이가 되도록 습관화한다면 그것이 최고의 교육이 될 것이다.

한글 교육을 위해서 가장 우선해야 할 활동은 독서이다. 독서 습관 형성을 위해 학교 도서관에서 대출증이 발급된 날부터 매일 대출하기를 약속했다. 우리반은 매일 아침 등교하자마자 어제 대출받은 책을 반납하고 새로운 책을 대출해서 읽는다. 도서 대출을 시작하고 쓰기 노트를 시작했기에 아침 활동도 변경했다. 한글 낱말 발표에서 수준을 한단계 높여 친구에게 돌아가며 그림책을 읽어주기로 했다. 지난 금요일에 처음 시작했는데, 처음이라 긴장되었을 텐데 첫 아이부터 아주 적당한 책을 잘 골라서 읽어주었다. 상황별 사용되는 낱말의 쓰임과 책 속에 나오는 의태어도 그림을 보며 더 잘 이해했다. 첫 아이의 그림책 읽어주기가 끝나자 다음에 어떤 책을 읽어주면 좋을지 고민하며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사랑스러웠다.

매일 도서 대출하기와 병행하여, 대충 읽기를 막기 위해 독서록을 시작했다. 1학년이어서 독서록은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글쓰기는 독서만큼 중요한 교육이라 믿기에 일찍 시작했다. 아이들 각자의 수준에 맞게 제목 쓰기부터 한 문장 쓰기, 내 생각 쓰기, 생각나는 낱말 쓰기, 퀴즈 만들기, 책을 읽고 궁금한 점 질문 만들기까지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가르치고 그에 맞게 노력한 친구들의 태도를 칭찬해주며 독서록에 댓글도 달아준다. 댓글을 읽기 위해 한글 공부를 더 하기를 바라면서.

1학년 부모님들은 한글을 어느 정도 익혔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받아쓰기에 관심이 많다. 유치원에서 예비 초등생을 위해 받아쓰기 연습과 알림장 쓰기 연습을 시키기도 한다. 받아쓰기 시험을 통해 점수를 내는 것은 서로에게 자극이 될 수 있겠지만 비교와 경쟁의 시작이기에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점수를 내는 받아쓰기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목표는 한글을 떼고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기에 한글 익히기를 위해 받아쓰기를 어떻게 할지 아이들과 의논했다. 그리고 한글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알 수 있는 과제를 내주었고, 그 글자를 쓰는 것이 첫번째 받아쓰기 활동이다. 아이들과 함께 정한 이유는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각자가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서이다. 한글 떼기에 어려움이 있는 친구는 한글을 익히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며, 한글을 잘 아는 친구의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각자 자신이 잘하는 것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것이 공동체 안에서의 배움의 과정임을 경험하게 하고 싶다.

아래는 한 아이가 쓴 독서록이다. 이 독서록은 친구들이 ‘나도 이렇게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물론 지금은 한글 쓰기가 어려워 제목만 쓴 친구들도 있지만, 잘 쓰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에서 조금씩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담이 되면 꾸준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는 멋진 그림과 간단한 설명으로 독서록을 채우고, 자신이 알고 싶은 동물이나 주제에 관해 조사해서 적고 발표를 하기도 한다. 자유롭게 생각하고 표현하는 연습은 자기 주도 학습을 위해 꼭 필요하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각자 잘하는 부분을 발견해주면 아이들의 선택과 집중이 시작된다. 아이들의 잠재력은 꺼내면 쑥쑥 자라 그 변화가 흥미롭고 자랑스럽다. 1학년 아이들도 자신만의 생각의 그릇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릇의 크기를 키우기 위해 배우려는 마음가짐, 노력하며 실천하는 태도를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공부임을 알려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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