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아이들

일주일에 한 두명은 이가 빠져서 보건실에 간다. Tooth fairy 이야기를 해주면 이가 빠진 것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다. 빠진 이는 집에 가져가는데 베개 밑에 넣어두면 돈이나 선물이 생긴다며 서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참 귀엽다. 그래서인가 아이들은 사람을 그릴 때 유독 이를 자세히 그리려는 경향이 있다.^^

친구 얼굴 그리기를 했다. 뽑기로 친구를 정하고, 그 친구의 얼굴을 관찰한 후 정성껏 그려주기로 했다. 장난식으로 그리면 그림의 주인공이 상처를 받을 수 있기에 잘 지도를 해야한다. 아래 오른쪽 그림은 보기만 해도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아직 한글을 완전히 떼지 못하는 1학년 시기에만 볼 수 있는 귀한 글씨다. 그림 또한 사랑스러워 간직하고 싶다. (아래 사진1 H.Y. / 사진2 L.Z / 그림 By E.W.)

교실에 아이들을 두고 연구실에 갔다가 나오니 우리반 아이들이 연구실 앞으로 줄을 이어 달려오고 있어 당황했다. 분명 연구실에 다녀온다고 말했는데 말이다. 급식을 먹을 때 서로 선생님 옆에서 먹으려 한다. 뭔가 특별한 권한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드는지 말이다. 점심 급식을 먹고 교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어느새 아이들이 양치를 같이 하자며 교실 밖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매일 안아달라고 하는 아이와 오면 바로 안기는 아이, 뽀뽀해 달라고 하는 아이 등 끊임없이 관심을 요구하는 1학년이다. 한 아이는 선생님이랑 결혼할 거라며 친구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중에 선생님이랑 결혼하면 너부터 꼭 초대해줄게.’

얘들아~ 선생님을 잘 따라주고 좋아해줘서 고마워.

교실을 못 찾고 우는 아이, 친구가 뭐라 하면 바로 우는 아이, 점심을 먹을 때마다 흘리는 아이, 화장실에서 실수하는 아이 등 아직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지만, 괜찮다 그럴 수 있다 잘할 수 있다고 말해준다. 방과후 교실이나 돌봄 교실도 3월까지는 데려다 주려고 한다. 우리반 아이들은 정성과 사랑으로 4월에는 한 뼘 더 성장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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