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10년만에 스승의 날 아이들과 단체 사진을 찍었다. 아래 사진은 부모님들이 준비한 스승의 날 이벤트 사진이다.

스승의 날은 언젠가부터 교사들에게 불편한 날이 되었다. 아이들이 만들었다는 작은 선물도 편지도 부담스러워 미리 아이들에게 아무 것도 가져오지 말라는 공지를 해야할 정도니 말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그런 인식이 조금은 없어진 것 같다. 그리고 우리 학교같은 소규모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손편지나 만든 카네이션 정도는 고맙게 받을 수 있다.
올해는 스승의 날 아침 학부모님들이 준비한 화환에 적힌 문구에 감동 받으며 오랜만에 교사로서의 자긍심이 느껴지는 날이었다. 우리반 학부모님들과 몇몇 아이들의 이른 아침맞이로 더욱 그랬다.
스승의 날 전에 카네이션 편지지를 인쇄하여 아이들에게 나눠주었다. 내게는 쓰지 말고, 너희들이 편지를 주고 싶은 분에게 쓰라고 했더니 교장, 교감, 보건, 사서, 영양사, 강사 선생님들 등 자신들이 쓰고 싶은 선생님들을 생각하며 편지지를 가져갔다. 아이들이 쓴 글을 슬쩍 보니 작년보다 성장한 쓰기 능력과 알찬 내용에도 감동이었다. ‘너희들 이렇게 많이 성장했구나.’ 그 중 몇 아이들은 내가 담임선생님을 다시 한번 한 것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나에게 어떤 부분을 고마워하고 있을까 궁금했지만 나에게는 나중에 쓰고 싶을 때 편지를 쓰라고 하며 편지를 받고 싶은 마음을 꾹 눌렀다. 스승의 날이 되어 아이들에게 직접 선생님들께 편지를 전하게 했다.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모두 행복한 표정이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함으로 인해 우리반 아이들은 더 사랑받는 아이들이 되었고 고맙다고 칭찬해주신 선생님들과의 수업 시간에 아이들은 더 집중하고 열심히 하는 것이 보였다.
우리반은 매일 알림장에 감사하고 싶은 대상을 정해 감사의 마음을 문장으로 적고 있다. 아이들은 스승의 날이 있음에 감사하다며 ‘스승의 날 감사합니다’ 라고 적었는데 아이들이 그렇게 생각해주어 참 고마웠다. 그리고 몇몇 학부모님들의 메세지를 보며 다시 한번 교사를 시작한 초심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마음을 전하는 선물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교사에겐 보약같다.
스승의 날이 교사에게 불편한 날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모든 교사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